야설

출근길 인연을 - (2)

2023.12.31 18:57 3,341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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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처음 만난 뒤로도 출근 시간에 맞추어 차를 타서 그런지 비교적 자주 승강장에서 볼 수 있었다. 

기회 있을 때마다 흘낏 보니 경력 있는 오피스 레이디 포스가 있어 보이는 이목구비가 오뚝한 미인형이었다. 하의는 번갈아 치마도 입었다' 바지도 입었다 하지만 상의는 늘 것에 재켓을 걸치고 출퇴근을 하는 것 같았다. 


어쨌든 나로서는 한 번 몸이 밀착된 경험이 있으니 그 여자를 보면 말을 붙여보고 싶은 마음이 있었으나 뭐 나를 인식하는지도 알 수 없을 뿐 아니라 발기한 상태로 그의 뒤에서 비비적거린 것이 나 스스로 낯 뜨거웠기에 함부로 말을 건네지 못하고 있었다.

눈치로 봐서는 그녀도 나를 의식하고 있는 듯하기는 했다. 나랑 눈을 마주친 적은 없어도 내 느낌이지만 의식적으로 나의 시선을 피한다는 느낌이 들곤 했다. 승차대도 매번 비슷한 곳에서 승차하므로 자주 보게 되니 나는 관심이 자꾸 커지는 것이었다.


어느날 마침 개찰구를 통과한 상태에서 전철이 역에 들어와 승객들이 내리고 타는 중이어서 이 차를 타려고 승강장으로 뛰어 가면서 보니 그 여자가 맨 뒤에서 차를 타려고 앞으로 움직이고 있었다. 나는 뛰어가 그 여자 뒤에서 타면서 부지불식간에 "지난 번 보니 고생하시던데 내 뒤로 타세요."라고 하면서 앞질러 승차하였다. 그 여자는 나의 느닷없는 소리에 놀라 눈을 크게 뜨면서도 내가 먼저 탈 수있게 뒤로 물러서는 것이었다. 결국 차 출입문에 나란히 서서 출발하게 되었다.

다음 정거장부터 사람이 더욱 밀리게 되면서부터 나는 온 신경을 써서 이 여자가 불편을 덜 수 있도록 몸을 이리 돌리고 저리 돌리면서 사람들에게 밀리는 것을 가급적 막아주려고 애썼다. 내가 눈이나 턱을 돌리면서 "내 뒤로, 내 옆으로"의 신호를 보내면 또 은근히 알아서 제자리 걸음으로 몸을 비틀곤 했다.


그 후로는 얼굴을 보면 서로 목례를 하고 전철을 같은 문으로 타고 으례히 전철 안에서는 이 여자를 보호해 주는 기사가 되었다. 그렇게 친해졌다고 생각하니 출근길 지옥철이 아주 흥미로와져서 다른 생각이 안 나고 혹 그녀를 놓칠까봐 평소보다 몇 분 일찍 역에서 그녀를 기다리곤 했다. 그럼에도 어떤 날 그녀를 못 볼 때면 한 두대를 통과시키고 그래도 안 나타나면 뒤늦게 승차하고 그랬다. 

어쨌든 같이 출근하는 날이 많아지다 보니 서로 얼굴을 마주하고 서서 가게 되는 경우도 많아지게 됐다. 아무리 서로 버틴다고 하지만 전철의 움직임과 사람의 움직임에 따라 자연히 그녀의 유방이 내 가슴을 스치게 되고 그럴 때마다 나는 또 짬지가 단단해지지 않기 위해서 애를 써야 하곤 했다. 

그러다 어느날 내가 "아휴! 이것도 불편하지? 그냥 편하게 하면 어때요?"라고 작은 소리로 말하며 그녀의 허리를 감았다. 그녀가 흠칫 몸을 뒤로 제끼는 그 순간 마침 전철이 덜컹거리며 정차하는 바람에 오히려 나에게 앉기는 자세가 되고 말았다. 나는 순간 정말 폭발할 것 같은 충동에 휩싸였었다. 


이렇게 전철 데이트를 하다가 내가 데이트 신청을 정식으로 하게 되었다.

다음날 아침 회사 차로 지방 거래처를 다녀올 계획이 있었기 때문에 아예 차를 갖고 퇴근해서 바로 거래처를 방문하고 돌아오기로 되어 있었다. 자동차가 있는 이 기회를 이용해서 데이트를 하기로 계획한 것이었다.


동대문에 가서 그녀를 태우고 이태원 멋진 경양식 집(70~80년 대에는 중요한 데이트 할 때에는 경양식 집에 가서 스테이크를 먹는 게 유행)에 가서 저녁을 먹고 북악 스카이웨이로 가서 서울 시내의 야경을 보았다. 스카이웨이 라운지에서 시간을 보내다 나오니 11월 산 위에 바람이 세서 매우 추웠다. 나는 그 여자의 어깨를 감싸고 밖에서 잠시 주변을 걷다가 차로 들어갔다. 차는 이미 서리가 꽉 차서 밖이 안 보였다.

그렇게 데이트를 마치고 그 여자 집 주변에 내려 달라는 위치에 가서 헤어지는 인사를 할 때 내가 "인사를 뽀뽀로 하면 안 돼?"라고 하니까 깔깔 웃으면서 아까 스카이웨이에서 내 어깨를 감싸고 왜 그렇게 떨었냐고 묻는다. 추워서 그랬다니까 더 크게 웃으면서 알았다면서 "뽀뽀는 안 돼고 요렇게 해줄께"하면서 손가락 하나를 내 입술위에 붙였다 뗀다.

"이게 무슨 뽀뽀야, 하려면 잘 해 줘야지."라고 하니 그럼 "요렇게 까지만.." 하면서 볼에 살짝 입을 맞추고 내리려 한다. 내가 손을 붙잡고 "그럼 나도 해야 서로 뽀뽀 한거지 뭐."하면서 나도 그 여자 볼에 입맞춤을 했다.

그러자 그 여자는 내 손을 꼭 잡아 포개면서 "조심해 잘 들어가고 내일 일 잘 봐요." 그러면서 내리는데 정말 황홀했다. 난 키스같은 신체 접촉에서는 성적 흥분을 느끼지만 이렇게 다정히 손잡고 진심있는 멘트를 들으면 푹 삶은 사랑을 느껴서 속에서 울컥하는 느낌을 갖는다. 


**이거 또 연장해야 겠어요...다음 회에서는 끝날라나. 제 흥에 겨워 군소리가 많아서리...또 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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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2

노팅힐님의 댓글

좋은글 잘읽고 갑니다.

에이참님의 댓글

좋아해 주심에 감사. happy new yea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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