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설

바보 뚱보 야야 지나간 나의 이야기들

2024.04.17 08:50 3,599 2

본문

나는 사실 잘 생겼지 학창 시절 내내 3등 안에 있었어 그러다가 사업을 실패하고 도피처럼 일본으로 건너간 거야 그곳 중소도시 시골 한적한 마을에서 그 뚱녀를 만나게 된 것이지 식당의 왠 뚱뚱한 여자 웃는 얼굴을 보인 적은 없지 우울해 보이지만 순하게 생긴 순둥이 뚱보야 치아는 고르지 않아


역시나 일본녀니깐 치석도 있는 듯싶고 그래도 내가 가면 나름 친절하게 음식을 서비스하지 매우 뚱뚱하고 못 생겼어 그 애를 내가 먹게 되고 예뻐해 줄 줄이야 부조화된 내 인생 그래도 나름 그 자존심까진 버리고 싶지 않았는데 우월감 선민의식 엘리트의식에 쩔어 그런 못생기고 머리 나쁜 뚱보라니


아무리 굶어도 이건 아니잖아 그래도 도피 중이었기에 잠시 살림하며 내 청소와 음식을 해줄 그리고 떡을 무한히 줄 년을 찾아야지 어떻해 아쉬운 대로 꼬셨지 천천히 말을 걸고 몇 날에 걸쳐서 그러다가 뚱보보고 야야 우리 더 맛있는 식사 하러 가 볼래 라며 안심을 시켜줬어


사실 그 뚱보 야야는 그 동네에서 매우 쉬운 여자야 초경을 치르기 전부터 불량한 남자애들이 돌려가며 먹어도 항변이나 저항도 못했지 어쩌면 그런 반항이 자신에겐 사치로 느껴질 정도로 자존감도 낮고 그랬던 것 같아 다만 장점이라면 순하고 시키는 대로 뭐든지 잘 해낸다는 정도


뭐 그렇다고 머리가 꽤 좋은 것은 아니고 술 담배 유흥 이런 것은 못해 1933년생 아버지는 좀 포악하고 엄했던 것 같아 보호해줘야 할 부모가 이러니 동네나 학교에서 부당한 대우를 받아도 오히려 혼만 났다고 그래서 입을 닫고 살았던 듯싶어 떡을 치고 3개월 뒤에 울면서 말하데


어쩌면 그 울음을 보고 나는 결심을 했던 것 같아 그래 재기하자 그래서 이 뚱보 야야와 정식으로 함께 살자 사랑스러웠어 그리고 가능성도 보았지 한 번도 반항을 안 하더군 하라는 데로 뭐든 했으니깐 일본어가 좀 어렵지 한자를 알아야 하고 그러니 구구단도 다시 알려주고


어쨌든 책에 흥미를 갖도록 마음을 풀어줬지 한 번도 나는 화를 내지 않았어 야야에게는 화를 내지 않았는데도 항상 고개를 떨구고 자신이 잘 못 한 게 있다면 뚝뚝 눈물을 흘리더군 셈을 먼저 하고 얄미운 강남 여우년들과는 근본이 달랐지 못 생겨도 좋다고 판단이 선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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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2

페페님의 댓글

페페 2024.04.20 16:36

남들과 다른 삶을 사신것 같네요...

늙은할배님의 댓글

그냥.. 뭐..ㅎㅎ.. 어쩌면 누구나가 겪었을 수도 있었을 것 깉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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